⌜끝나지 않는 고통⌟ 가사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中)
귀가 잘린 자신의 모습을 그린 빈센트의 초상화를 한 번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미술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빈센트의 귀 사건도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불안증세와 발작이 심해진 빈센트는 충동적으로 자신의 귀를 자르고 귀 일부를 손수건에 감싸서 한 여인에게 전달하기까지 한다.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괴짜 같은 그의 행동에 이를 계기로 고갱과의 인연까지 끝나고 만다.
무엇이 그를 그렇게 불안에 떨게 했으며 자신의 귀를 자르기까지 이르게 했을까? 뮤지컬에서는 고갱과의 갈등을 다룬 이 넘버를 마치고 빈센트가 칼을 쥐고 자신의 귀를 도려낸다. 그래서 마치 고갱으로 인해 벌여진 사건처럼 비치기도 하지만 이 내면엔 더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귀 사건이 일어날 당시 빈센트는 테오의 결혼 소식을 알게 되었다. 동생의 결혼이라는 좋은 소식을 듣고 빈센트는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 테오는 빈센트에게 동생 그 이상의 의미였다. 자신에게는 테오밖에 없는데 이제 그런 테오에게 평생의 동반자가 나타났으니 빈센트는 심란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이때 빈센트는 더 이상 테오의 재정적 지원을 받기 힘들어질 것이란 걸 직감했고 또 받아서도 안된다고 생각했었다. 동생에게 자꾸만 짐이 되는 자신의 모습에 괴로워했다.
당신네들은 빈센트가 어떤 미친 짓을 했는지,
어떻게 귀를 잘랐는지,
어떻게 죽었는지,
그런 것들만 관심 있습니까?
테오가 호소하는 부분은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기도 하다. 빈센트가 어떻게 귀를 잘랐는지, 어쩌다 죽었는지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그의 행동들에 어떤 이유들이 있었는지,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를 함께 관심 가져 주었으면 한다.
끝나지 않는 고통
작곡 작사 선우정아
나 너무 불안해
마지막으로 가졌던 희망이 사라질까 봐
너무 무서워
희망을 그리던 내 손이
문드러진 썩은 손이었다는 걸 인정해야 하잖아
놓쳐.. 놓쳐버릴 것 같은 기분
이 거지 같은 기분
가지 마 가지 마 제발
날 두고 가면 난 미쳐버릴 거야
가지 마 가지 마 제발
날 두고 가면 난 미쳐버릴 거야
(Narr.)
이때부터.. 이때부터 형의 발작과 경련이 극에 달했습니다.
깨어있는 모든 순간이 흥분상태였어요.
이 부분을 예술적 광기의 노예라고 하고 싶군요.
난 어떻게 해야 하지
빌어먹을 어지러워 어지러워
고통이 나를 향해 파도치며 달려와
아주 더 세게 힘차게 잔인하게
고통이 나를 향해 죽일 듯이 달려와
끝없이 쉼 없이 계속해서 잔혹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어
내 발이 움직이지 않아
이제 어떤 탈출구도 보이지 않아
(Narr.)
뭐요? 흥미 유발?
당신네들은 빈센트가 어떤 미친 짓을 했는지,
어떻게 귀를 잘랐는지,
어떻게 죽었는지,
그런 것들만 관심 있습니까?
다가온다 다가온다 어지러워 어지러워
고갱 고갱 가지 마 제발
날 두고 가면 난 미쳐버릴 거야
고갱 날 두고 가면 난 죽어버릴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