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수치⌟ 가사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中)
빈센트 반 고흐는 엄격한 목사 집안에서 태어났다. 둘째로 태어났지만 형이 태어나자마자 죽었기 때문에 사실상 장남이다. 그래서인지 빈센트는 장남으로서의 부담을 형의 몫까지 짊어지고 살아야만 했다.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의 마지막 넘버인 ⌜부치지 못한 편지⌟에서 다시 언급할 예정이지만 '빈센트'라는 이름은 죽은 형, 빈센트에게서 그대로 물려받은 이름이다. 가족들은 빈센트에게 죽은 형 대신 사는 인생이라며 장남으로서의 역할과 의무를 잘 해내길 기대했으나 빈센트는 매번 이에 부응하지 못했다. 어쩌면 빈센트가 한평생 자신을 자책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이러한 가정환경 탓이라고 생각한다.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는 오직 두 명의 배우가 이끌어가는 중극장 뮤지컬이다. 그렇기 때문에 테오 역을 맡은 배우는 1인 다역으로 극을 진행한다. 테오는 다양한 소품과 조명을 활용해서 아버지가 되기도 하고, 안톤 선생님과 고갱이 되기도 한다. ⌜가족의 수치⌟에서 아버지의 모습은 무대 벽에 영상을 프로젝트한 형태로 등장하고 얼굴을 손에 묻고 의자에 앉은 테오가 굵은 어른의 목소리로 아버지인양 노래를 한다. 테오 역을 맡은 배우가 굵은 아버지의 목소리로 '넌 정말이지 고흐 집안의 수치야아악!' 하는 부분이 굉장히 폭발음처럼 들려서 가장 기억에 남는 감상 포인트 중 하나다.
넌 정말이지 고흐 집안의 수치야!
이 넘버에서는 빈센트가 가족들에게 시엔을 소개해주면서 아버지와의 관계가 멀어지게 되는 과정을 그려 넣었다. 아버지는 매독에 알코올 중독자인 매춘부를 데려온 빈센트에게 실망하고 고흐 가문의 수치라며 빈센트를 꾸짖으셨다. 이를 계기로 빈센트는 그동안 존경해오던 아버지와 그의 가문이 추앙하는 기독교회에 대한 거부감과 분노를 표출하면서 전보다 더 어둡고 외롭운 곳으로 빈센트 자신을 고립시켰다.
가족의 수치
작곡 작사. 선우정아
노래. 빈센트, 아버지
한심한 놈
넌 목사의 아들이야
장남이야
그런 네가 어떻게 이럴 수 있어
창녀! 창녀라고
남의 아이를 가진
창녀를 사랑한다고?
모자란 놈
한때는 케이를 사랑한다고 했지
네 사촌누나!
남편을 잃은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미망인, 케이를..
그런데 이제 와서 또 뭐?
창녀라고 그런 여자와 결혼을 하겠다고
어떻게 이럴 수 있니 어떻게 매번 이래
넌 정말이지 고흐 집안의 수치야!
(Narr.)
허락해주세요, 아버지.
저 시엔을 버릴 수 없어요.
이미 버림받았던 여자라고요.
그 여자 다시 버림받으면 죽을지도 몰라요, 아버지.
알코올 중독에 매독까지 지금 이게 가당 키나 해
아버지 제발요
절대 허락 못해(절대 헤어지지 않아요)
이제 너에게 한 푼도 줄 수 없어
(그런다고 달라지지 않아요)
테오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마라
(Narr.)
너무하세요
이기적인 놈
아버지!!
당분간 요양원에 가있거라
지금 저보고 정신병원으로 들어가라는 거예요?
선택해 집으로 돌아오던
아니면 요양원으로 들어가던
말을 듣지 않겠다면
강제로라도 보낼 테니